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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독서리뷰]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지의 최전선

중국, 집도 3D 프린터로 '출력'

p.30 ‘이제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조 지식이나 설비가 없어도 누구나 1인 메이커가 된다.’… 2차 산업인 제조업은 3차 산업인 정보, 서비스업에 뒤진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통설이 깨졌다는 말이야.

               → 지식사회를 지나 정보화 사회에 들어섰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3d 프린터 하나로 이 모든 패러다임을 뒤집는 상황이 된 것이다.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 그림자놀이! 이거 어떨까? 그림자 놀이 틀을 박스로 만들면 가장 경제적으로 쉽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고, 나무로 제작을 하면 오래가긴 해도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3D 프린터로 제작해서 판매한다면? 제대로 된 도면만 있으면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도광양회와 랴오닝 항공모함을 읽는 하이퍼텍스트

p.53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이 밖에 퍼지지 않도록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

               → 도광양회. 중국에 해당되는 이야기 뿐만아니라 내가 지향해야 할 목표일지도 모른다. 요란한 빈수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은밀히 힘을 기르고 다른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응답하라, "대한민국은 대륙 국가인가, 해양 국가인가"

p.66 한국은 자신이 해양 국가이자 대륙 국가인 반도 국가라는 데서 파생되는 지정학적 함의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 냉전시대가 해양국가와 대륙국가의 대결이라는 지정학적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냉전시대에도 한반도는 자유주의 대 사회주의의 격전지이자 결국은 희생양이 되었다. 해양국가와 대륙국가에 모두 속할 수 있다는 지정학적 의미를 제대로 알고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함의를 이해하고 있어야 할텐데...

p.80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보면 해양 국가가 아니라 대륙 국가의 편에 서 있었던 거야. 대륙 지정학, 육군이 지배하는 제국주의.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일본, 독일, 이태리의 대륙 국가 편에서 해양 국가인 영국, 미국과 싸웠던 게지. 일본이 패하고 나서 비로소 해양 국가로서 탈바꿈한 채 반세기 이상이 지난 거라고. 군국주의로 땅뺏기를 해서 해양국의 전형적인 무역하는 상이니, 군대보다 더 센 위치에서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한 거야.

               → 일본이라고 하면 섬나라이기 때문에 해양국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지정학적 관점에서는 대륙국가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러고보면 강성한 육군을 바탕으로 대륙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야욕을 끈임없이 내세웠으니 대륙국가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런 일본이 2차대전 이후 미국과 손을 잡고 해양국가로 탈바꿈을 했으니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우리 한국이 해양국가와 대륙국가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하는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겠다. 

p.83 대륙의 노른자인 하트랜드의 주변 지대에서 시 파워의 영향이 미치는 지역, 다시 말하면 랜드 파워와 시 파워의 접촉 지역을 림랜드라고 불렀다…. 이 림랜드가 바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지.

               →

p.87 우리는 반도 국가인 것이다. 대륙과 해양의 충돌을 초극해 양극을 조정할 수 있는 힘. 이것이 우리가 절실하게 추구해야 하는 어젠다가 돼야 하는 이유다. 한반도의 회복.

               → 반도 국가가 대륙과 해양의 침략이 잦은 불리한 환경이 아니라 양측을 조정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라는 것. 환경을 다르게 보고 가능성을 바라보자.

 

검색과 사색

p.188 책이나 도서관에 있는 것은 이미 누군가가 생각한 것들, 즉 소트(thought)야. 과거분사지. 하지만 나는 지금 검색을 통해 싱킹(thinking)하고 있어. 싱킹은 think의 현재분사야. 질이 달라. 국경 없이 창궐하는 에볼라와 싸우는 것은 ‘국경 없는 의사회’만이 아니란 말이지. ‘국경 없는 지식인단’도 필요한 때가 온거야.

               → 책을 읽는 것도 이미 다른 사람이 ‘생각했던’것을 습득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렇게 독서노트를 작성함으로 다른사람의 소트를 바탕으로 내가 싱킹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제 겨우 두 권째인 독서노트가 아직 글을 쓰는 실력이 는다는 생각은 잘 안든다. 그래도 꾸준히! 

 

에디슨과 테슬라

p.195 도요타를 영어로 옮기면 도요다(DOYODA)야. 그런데 앞을 T자로 바꿨어. 토요타로, D보다 강한 음으로 말이지. 소니? 한때 날렸지. 영어로 치면 소니, 작은 것의 애칭이야. 세계 어디를 가도 소니잖아. 캐논은 관음보살의 ‘관음’(觀音, 일본어 칸논, kannon)에서 나온 말이야. 창업주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대. 그걸 규칙이나 표준을 뜻하는 그리스어 ‘canon’으로 슬쩍 바꾼거지.

               → 네이밍의 중요성! 

p. 197 전기 자동차를 만들면서 이 에디슨의 라이벌 이름을 썼다는 것은 시대를 앞서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야지…’시프트(shift)’…유선을 뛰어넘어 무선으로, 휘발유차를 뛰어넘어 전기차로 바로 가는 것. 3D 프린터로 집과 바이러스를 찍어내는 것. 그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는 대한민국이 진정 추구해야 할 길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벤츠나 토요타를 쫓아가지 않고 그것을 넘어섰다(shift)는 데 포인트가 있다는 것이다.

               →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 2008년에 하이소사이어티라는 회사를 다닐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야기. 그러나 그렇게 패러다임 쉬프트를 외치던 회사도 얼마가지 않아 망했다. 패러다임을 넘어선다는 것,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 예측하는 것 모두 쉽지 않은 이야기다. 아니 패러다임을 쉬프트 하는 것은 둘째치고 현재 어떤 패러다임이 득세하고 있는지나 알고 있는지...

 

컨테이너와 해병대

p.215 맬컴 맥린. 컨테이너를 발명하고 세계적인 운송업체가 된 ‘Sea Land’를 창업한 인물.

p.216 통섭(統攝, Consilience). 이게 20세기에서 21세기로 바뀌는 패러다임이다. 해병대 같은 것, 컨테이너 같은 것. 그렇게 서로 다른 시스템이 하나로 이어져 함께 발전해가는 것을 ‘콘실리언스(Consilience)라고 한다.

               → 통섭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에 널리 통하는 것, 서로 사귀어 내왕하는 것’이다. 육지와 바다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해병대나, 육로, 해로에서 모두 수송 가능한 컨테이너의 예에서 보면 두번째 사전적 의미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사물이나 환경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그것이 앞으로의 패러다임을 이끌어가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인터페이스 혁명

p.226 그 해상 권력이 신대륙의 금은보화 실어다가 재미를 본 것이 바로 스페인이 망하게 된 원인이라는 거다. 물건을 만들지 않고 노동하지 않고서도 돈만 있으면 편하게 산다. 그게 소위 금융자본주의라는 거다.

               → 그렇다면 현재 만연해있는 금융자본주의도 곧 종말을 맞이하지 않을까? 책의 서두에서 말했던 3d 프린터가 떠오른다. 산업시대의 총아였던 제조업이 지식정보화시대를 넘어선다는 내용. 그렇다면 앞으로 눈여겨 봐야할 것은 어떤 것인가?

p.227 우리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공감의 힘, 생명을 지키고 키우는 건강과 매력, 이를테면 지금까지 투자가들이 외면해왔던 병원(의료), 학교(교육), 문화 예술이 생산과 소비의 원동력이 되는 생명 자본주의 시대가 열린다는 거다.

               → 생명자본주의라… 경연이가 하고 있는 상담도 앞으로 크게 전망 받는 직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볼 때 드는 생각은 장미빛 전망의 상담이라는 직종 역시 정신의학과나 심리상담과를 나온 ‘의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일반 상담사들은 잘 대우받지 못하는 싸구려(?) 인력이라는 느낌이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역시 박사학위나, 1급 이후에 직접 상담소를 차리는 것 밖에 없어 보인다. 교육이나 문화예술에 나는 관심이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수익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지금 현재 내 능력에서 어떤 것이 더 필요하고 어떤 것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심도있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p.230~231 자, 우리가 실패한 그 나로호 말이다, 실패한 것은 로켓이 아니야. 생명 자본주의 시대에는 로켓이 아니라 그 로켓에다 붙이는 이름이 오히려 더 소중한 거야. 그런데 우리는 무슨 이름을 달았어? 나로호? 그게 아이들에게 꿈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이름이야? 그 로켓 쏘아올린 동네 이름이라고. 거기가 어떤 곳인지도 몰라. 남의 기술 빌리지 않아도, 돈 들이지 않아도 로켓 이름쯤이야 우리 힘으로 할 수 있었잖아. 인류가 처음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은 스푸트니크(Sputnik)호야. 러시아말로 ‘길손’, 그러니까 여행의 동행자라는 뜻이지.

               → 크게 관심이 없어서 생각지도 못했던 주제다. 하긴 나로도에서 쏴서 나로호라니… 너무 철학이 없어보이긴 한다. 우리나라 고유어에도 이쁜 이름들이 많을텐데, 그러면서 영문표기도 쉬운 단어들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과학에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인 것 같다. 

p.232 배가 선착장으로 들어올 때 봐. 그 충격을 줄이기 위해 폐타이어를 붙이지 않아? 타이어, 그것도 너덜너덜해진 그 폐타이어가 배와 땅을 이어주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잖아.

               →

 

신발 장수는 모자 장수를 배워야 한다

p.246 지혜의 시대가 지식의 시대로, 지식의 시대가 정보의 시대로 옮겨 온 것이 우리 인류 문명의 역사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여기까지다. 그런데 정보 시대를 지나면 데이터 시대가 온다는 거다.

               →

 

밖으로 나가 초원으로

p.376~377 특허법은 수문과 같아. 수문을 닫으면 기술과 창조력이 고이지만, 너무 차고 넘치면 해를 끼치지. 열어서 방류해야 해. 제임스 와트는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산업혁명의 불을 붙였지만 동시에 그 발전을 저해했다는 연구도 있어. 그는 독점권을 연장하면서까지 증기기관을 개발하려는 다른 기업과 기술자들을 억압했어……그들이 독점하고 있었던 기간 동안 증기기관 출력은 연 750마력의 증가에 그쳤어. 하지만 특허가 끝난 1800년부터 4000마력으로 약 여섯 배가량 늘어났고 에너지 효율 역시 다섯 배로 높아졌지. 증기기관차를 비롯해 혁신적인 파생상품들까지 쏟아지면서 산업혁명에 박차를 가하게 돼. 이같이 특허법은 너무 엄격해도, 너무 약해도 안 되는 양날의 칼이야. 지적 독점과 지적 공유의 모순을 조정하는 사회문화적 인식이 법보다 앞서야 돼.

               → 특허법에 관한 장단점을 알기쉬운 예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산업혁명의 선구자라고 생각했던 제임스 와트가 오히려 그 산업혁명을 방해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공유와 독점이 적절하게 조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서평 : 이어령 교수의 책은 항상 읽기 쉽다. 굉장히 어려운 주제와 생각지도 못한 생소한 주제들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독자가 알아 듣기 쉽게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어령 교수의 책을 읽으면 그 방대한 지식을 조금이라도 공유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묘한 흥분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는 정형모라는 기자가 이어령 교수와의 대화내용을 정리한 것이어서 그런지 중간중간 기자의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자꾸 거슬렸다. 총성 없는 전쟁터니 지의 최전선의 외로운 싸움이라는 등의 이야기가 챕터마다 나와서 좀 거슬렸다. 이어령 교수의 대단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자기들끼리 격을 높여주는 모양새랄까… 여튼 그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역시 재밌고 새로운 지식을 많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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