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담

명절 증후군

 명절 때만 되면 온갖 방송, 신문, 인터넷에선 명절 증후군 또는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명절 증후군이란 대한민국에서 명절을 보내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육체적인 현상을 말한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즐거운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도대체 명절이란걸 왜 계속 지키는 건지 모르겠다. 추석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었다. 1년간의 결실을 맺으며 온 가족이 모여 즐거워하는 기간이었다. 오죽했으면 한가위만 같으라고 했을까. 내 어릴 적인 80년대만 해도 추석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 그리운 가족의 정을 느끼기 위해 고향을 찾는 1년 중 귀성길 정체가 가장 심한 기간 이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추석을 기다리며 그 긴 기다림 끝에 추석을 맞이하는 사람이 요즘 얼마나 있을까 싶다. 

<80년대 명절 고속도로 풍경>


 위의 명절증후군에 대한 위키백과 링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1997년 등장할 때 표현은 '명절 후 증후군'이었다. 주부들이 명절노동에 시달린 뒤 겪는 통증과 스트레스, 장기간 자동차에서 보낸 뒤에 오는 통증 등을 일컫는 말이었다. 요즘은 정신적인 고통에 그 의미의 방점이 찍혀있는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을 공동체의 갈등 요소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고부 갈등을 넘어 이제는 남편, 미취업자, 미혼자 등 많은 사람들이 명절증후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온 가족이 모였을 때 누군가 불편해한다면 불편함을 덜어주는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를 배려하려면 내가 달라져야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단 얘기다. 문제는 요즘 언론이나 SNS등에 나오는 글 들, 기사들을 보면, 배려하기 위해 내가 달라지고자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사회탓, 구조탓을 하는 자조적인 글들이 훨씬 더 많다. 이래서는 20여년간 같은 병을 앓아가며 명절을 보낸 이제까지와 동일한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을까?


 추석연휴 인천공항 206만명 이용... 진기록 쏟아져 

위의 기사를 보면 지금껏 이야기 했던 명절 증후군이란 다른 나라의 이야기 같다. 도대체 명절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일반적인 건지, 최대 연휴를 맞이해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이 일반적인지 헷갈린다. 가족들간의 모임이 불편하고 스트레스가 최고조의 달할 정도인 사람들이 해외에 놀러가는 건 괜찮을까? 명절에 가족모임이 아닌 해외여행이 일반화가 되면 그 땐 '명절 여행지 증후군'이라는게 생기는건 아닐까? 

 그냥 명절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서 이런저런 잡설을 늘어놓아 보았다. 난 참 명절이 기다려지고, 가족들을 만나는 시간이 즐거운데 모든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 물론 추석에 제사도 안드리고 가족들이 모여서 캠프장에서 글램핑을 하고 있으니 그럴수도 있겠지만...ㅎㅎ


 명절인데 이 사회가 나를 힘들게 하고 가족제도가 날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험하게 한마디 한다면 

 "그냥 니네 환경이 행복하지 않은 거지 명절이 적폐인건 아니야..."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녀 증권계좌 만들기!  (0) 2017.09.22
전세자금대출은 신용대출?  (0) 2017.08.01
아이폰 배터리 캘리브레이션  (0) 2017.07.31
약속할 때 간 보는 사람  (0) 2017.07.28
시작이 반이다  (0) 2017.06.13